집에 어린이가 없어서인지, 어린이 날은 다른 가족들 잔칫날같지만
교회에서 어린이 날 행사를 하고 아가들이 예쁜 풍선 하나에 까르르 웃는 걸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어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고3,고2,피곤했을 직장인 선생님까지 모여 리허설을 한 덕분으로
유아부 연극도 성황리에 마쳐져 더 특별했다.
또 감사한 것은 유아부 인싸 아가의 어머니 선생님이
이쁘게 포장한 쿠키세트를 선생님들에게 선물해주셨다는 거다♥
육아만으로도 힘들텐데(직장까지 다니면서) 선물을 하겠다는 마음부터,
얼마나 이쁜 쿠키들을 써치했을 것이며,
날짜 맞춰 주문하고 결제하고 오늘 한가득 가져오느라..
그 모든 시작과 과정 모두가 감동이다...
아침 일찍부터 모든 일정을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거실 창밖을 보니 사나운 비, 호우주의보 안전문자와는 별개로
맺혀진 빗방울과 흘러나오는 음악들이 감성으로 이끈다.
그런데 갑자기........
한동안 잊고 있었던, 잊고 싶었던,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그 오랜시간 보람과 멋짐,아름다운 관계들로 사랑했던 나의 직장,일을 박차고 나오게 했던
그 못된 아이가 생각난 것이다.
계속 참아 왔지만,
회사 행사후 선배로서 그래도 있는 힘을 짜내 '수고했다'는 나의 말에
새까만 어린것이 겨우 억지로 하기 싫어 미치겠지만 어쩔수 없이 고개를 까딱하던 그 장면이
불현듯 떠오른 것이다.
아..내 감성 어쩔ㅜㅜㅜㅜ
센치하게 흐르다가 분노가 살짝 치밀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고쳐먹기로 한다.
<원영적 사고>?라고 했던가?
유병재도 강사들도 써 먹는다는 아이돌 장원영의 긍정적 사고를
나도 한번 대입해본다.
한번 배워본다..
이제 출근 안하니
다시 그 아이 볼 일이 없잖아.
마음 상할 일 없잖아.
인생이란 원래 한 데미지가 사라지면
꼭 그만큼의 다른 데미지가 오는 것이니
자연스런 것이라 생각하자.
좀 더 큰 사람이 되어가면 되니까........
그러니
이렇게 가만히 봄비를 느낄수 있는게 기적이지!
이렇게 글로 표현할 수 있는게 감동이지!
이렇게 오늘을 감사하며 정리할 수 있는게 행복이지!
안그런가.....